어제- 아고타 크리스토프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에 이어 두번째로 본 작품,

항상 생각하는 거지만, 이작가의 글에서는 알수 없는 차가움과 신비함이 느껴진다.

어린시절의 린을 잊지못해 가상인물'린'을 만든 토비아스,

나처럼 글을 잘 모르는 사람들 눈에는 이해할수 없는 문장이랄까 추상적이며 상징적인 문장들이 많이 나오는데, 보통은 이런문장이 들어가면 어려워서 보고싶지 않겠지만. 의외로 이런 문장이 책을 읽는데 재미를 더해줬다,

 

거짓말 투성이의 토비아스.. 창녀의 아들이자 린의 아버지의 아들,

똑똑하지만 배운것이 없는 글쟁이.

예술가다! 라는 느낌이지만, 그냥 차가운 사람이라는 느낌이 교차해서 느껴졌다.

 

린은 너무 세속에 찌든여자라는 생각도 들었다. 소설에서 자주 등장하는 소재가 불륜인 만큼 불륜을 저질러도 상관없었을텐데, 역시 세상의 시선을 중요시 한다는 느낌이었다.

 

그에비해 욜란드는 평범한 여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세속적이지도 않고 너무 순수하지도 않은 적당한...그러면서도 보통 여자랑 다른것은 사랑에 집착하고 목메지 않는다는것이다.

어떻게보면 욜란드보다 린이 더 사람냄새가 난다고 해야할까?

 

이 책을 빌려준 사람한테 너무 고맙다고 할정도로 재밌게 봤다.

그러다 줄이 쳐져 있어 눈에 들어왔는지 아니면 느끼는게 있어 눈에 들어왔는지 막바지 부분에

 

'아무도 사랑하지 않았더라면 나는 자유롭고 행복할수 있었을거야.'

 

 라는 문장이 와닿았다.

 

한때 그런생각을 한적도 있었다.

내가 처음 연애를 하고 그와 헤어지고 얻은것보다 잃은게 너무 많았다. 마음속의 공허함이랄까, 짝사랑과 연애는 확연히 다른것이었다.

연애를 하고 이별을 하고, 그 공허함을 채우기위해 다른 사랑을 하고... 어쩌면 의무적으로 사랑을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그러나 결론은 의무적으로 사랑을 했든 하지 않았든, 그 과정들을 거쳐오면서 내가 이런생각을 갖게되었고, 지금의 내가 만들어지지 않았나 생각하게 되었다.

결국 그 사랑들이 없었다면 지금쯤 나는 무얼하고 있었을까,

내가 사랑에 아팠기때문에 사랑을 하지 않았다면 행복했을거라고 생각하는것이 아닐까?

과연 정말 사랑을 하지 않았던 미래도 행복하다고 느꼈을까?

상상이야 어떻든 난 그때도 행복하다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거 같다.

 

그래서 나한테 진정한 사랑을 느끼게 해줬던 그에게 감사하고 사는것같다.

항상 이런식으로 글을 쓰다보면 삼천포로 꼭 빠지는데.. 토비아스는 과연 정말 린을 사랑하지 않았다면 행복했을까? 린을 사랑했기때문에 아파하면서도 행복하지 않았을까,

 

갑자기 문득 커피프린스에서 홍사장님이 했던 말이 생각난다

' 사랑도 견딜만하니까 하는거지, 정 못견딜것같으면 안해'

 

어떻게 보면 참 맞는 말인데 어떻게보면 이해못할 말같기도 하다.

아직 내가 살아온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아서 모든걸 다 경험으로 이해할순 없겠지만,ㅎㅎ..

 

재미있고 흥미로운 책을 읽는다는 것은 내가 경험하지 못한것을 한번더 생각하게 해주는 것 같다,

특히 이책은 식상한 문장에 찌든 사람들한테 권하고 싶은 책이기도 하다.